글쓰기 실마리 516

앙드레 지이즈가 말하는 악마의 협력

가까이 보아야 예쁘다 자주 보아야 사랑스럽다. ​ ​ 자주 보아야 사랑스럽다? ​ 자주 보면 매몰된다. 함몰된다. 글자가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그림으로 보인다. ​ 즉, 삭혀야 한다. ​ 왜 글쓰기 책에서 전부 원고 완성 후 일정 기간 삭히라고 할까? ​ 그건, 당사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제3자의 시각을 가지기 위한 시간이다. 쓰는 눈에서 고치는 눈으로 바꾸어야 할 시간이다. ​ 일필휘지라는 환상도 결국 숙성을 전제로 한다. 생각의 덩어리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쓰고자 하지만 그러나 ​ 그것만으로는 뭔가 2% 부족하다. ​ 플러스 알파 즉, X가 필요하다. ​ 강원국도 를 청와대 그만두고 5년을 숙성한 것이 주효했다고 강연에서 밝힌 바 있다. 바로 두자마자 썼더라면 그렇게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 참..

글쓰기 실마리 2022.01.12

일단 완성이 중요한 이유

이번 신간 에서 강조한 제1원칙은 일단 완성이다. 무조건 완성부터 한다. 죽이되건 밥이 되건 한 텀 돌려서 완성한다. 그리고 그걸 계속 수정한다.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고 고치기도 하고 계속 그렇게 만지작거린다. 그러면서 형태를 갖추어간다. 처음에는 글 비스무리한 것이 완성된 것에 불과하다. 그게 자꾸 인위적인 손길을 가하는 것이다. 자연이 아닌 인공이고, 가공이다. 글쓴이의 관점이다.

글쓰기 실마리 2021.12.23

나카야마 시치리의 글쓰기 속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글쓰기 속도 ​ 매년 4권씩 출간 하루에 원고지 25매, 한달에 700매 ​ 즉, 두달에 원고 하나씩 쓴다는 이야기. ​ 글쓰기 스타일 상 퇴고작가는 아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이런 경이적인 속도와 소재를 가리지 않는 자유자재의 작풍은 그의 독특한 집필 스타일에서 기인한다. ​ 그는 일단 장편 의뢰를 받으면 ​ 1. 주제에 대한 편집자와의 상담 2. 3일에 걸쳐 머릿속으로 소설 완성 3. 쓰기는 이미 완성된 걸 컴퓨터로 옮기는 작업에 불과 ​ 이렇다. ​ 저는 전략적으로 모두가 읽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쓰는 것만을 고려하며 편집자와 이야기할 때도 이 이야기가 어떤 독자층에 얼마나 큰 파급력을 보일지만을 떠올립니다. ​ 영화 지니어스처럼 편집자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시치리에게..

글쓰기 실마리 2021.06.11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봐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 이번에 쌍둥이 문제유출사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 이를 잘 표현한 소설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숲이다. ​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이다. 나생문이란 영화는 류노스케 소설 중 과 을 섞어서 만들었다. 주 내용은 덤불 숲이지만 제목은 나생문이다. ​ 이 소설은 검비위사(검사)에게 살인사건을 진술하는 목격자 및 당사자의 진술로 구성되어 있다. ​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다. ​ 즉, 사실은 인간에 의해 재구성되고 재해석된다. ​ 역사도 마찬가지다. ​ E.H.카는 그의 불후의 명저 에서 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 여기에 덧붙여 역사는 주관..

글쓰기 실마리 2021.06.10

[도서리뷰] 히포크라테스 선서 - 나카야마 시치리 -

믿고 보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 장르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 그의 의학 소설 시리즈 을 먼저 읽고 너무 인상 깊어 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크게 5파트로 구성된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은 대부분 이 구성이다) 1. 산자와 죽은자 2. 가해자와 피해자 3. 감찰의와 법의학자 4. 어머니와 딸 5. 위약과 서약 그의 소설은 예측 가능성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반전과 의외성의 미학이다. 반전과 복선이 소설의 핵심 2요소라고 한다면, 이건 양날의 칼과 다를 바 없다. 의도적으로 넣으려 하다가는 안 넣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는 요기 베라의 야구 격언은 시치리의 소설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이..

글쓰기 실마리 2021.06.09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 1 군대 시절 탁구 무적 곽병훈 병장이 있었다. 당시 탁구는 세트에 21점으로 최근의 11점 보다 많았다. 곽병장은 보통 탁구 친다는 사람들을 더블스코아(즉, 21-12) 정도로 박살냈다. 그만큼 탁구를 잘 쳤다. 그런데 갑자기 한 신병이 전입했다. 항상 그렇듯 그 신병의 신상을 터는 중 그가 중3까지 탁구 선수였다는 걸 알아냈다. 그렇게 시합이 벌어졌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 천하무적 곽병훈 병장이 그 신병에게 21-10으로 깨졌다. # 2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게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아마추어에서 아무리 날고 긴들 프로를 당해낼 수 없다. 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스킬? 테크닉? 그건 결과론적인 것이고 결국 마음가짐의 차이다...

글쓰기 실마리 2021.06.08

아이디어를 얻는 20가지 방법들

아이디어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1. 책 2. 동영상 (유튜브 등) 3. 인터넷 검색 4. 기사(신문 등 언론) 5. 관찰(삶의 도중에) 6. 대화 7. 경험(기억) 8. 불편함 9. 명상 10. 사색 11. 걷기(등산) 12. 메모 13. 믹싱(2개의 사건을 섞는다) 14. 거꾸로 생각하기 15. 외출 16. 가정(~라면?) 17. 여행 18. 글을 쓰는 도중 19. 샤워, 용변, 대중교통에서 20. 전혀 다른 이질적 분야를 공부하다가 결국 중요한 것은 가만히 있으면 나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 관심을 가지고 찾으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 온 다는 것 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그게 오는 지도 모른 채 사라져 버린다. 궁즉통이다. 절실하면 보이기 마련이다.

글쓰기 실마리 2021.05.30

멈추지 않는 힘

지속력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힘 버티는 힘 세상 무슨 일에도 통용되는 원칙 1. 마음가짐 2. 테크닉 3. 시간 하겠다는 굳센 의지와 실제 기술, 테크닉, 스킬 그리고 여기에 시간이 보장되면 없던 것도 만들어지고, 안 될성 싶은 일도 가능해진다. 퀀텀리프,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마치 5년간 1센티도 안 자라던 대나무가 불과 2~3일 만에 1미터씩 자라는 상황, 노력과 결과물은 대체로 비례하지만 그건 시간을 길게 잡았을 때 이야기다.

글쓰기 실마리 202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