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만에 엔도 슈사쿠의 을 다시 읽었다. 책이란 여러 번 읽어야 할 대상이 있다. 이 책이 그러하다. 읽을 때마다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생각 역시 달라진다. 나는 주인공인 로돌리코 신부보다는 '기치지로'에게 계속 눈이 간다. 언제 어디서건 그는 나타난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나는 강한 사람이 아니라고, 태어날 때 부터 유약한 사람이 있노라고. 과연 나도 후미에를 밟으라고, 밟지 않으면 거꾸로 매달릴꺼라고, 한다면 밟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엔도는 신부를 팔아 넘기는 기치지로를 '유다 이스카리옷'과 대비 시킨 듯 하다. 엔도의 가롯유다를 보는 시각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그의 책 를 보면 유다 만이 예수를 이해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형식적으로만 배교하면 됩니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