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할 말을 할 줄 아는 사회는 언제 오려나

김욱작가 2020. 5. 6. 16:45

우리나라는 위아래가 확실하다.

위아래를 나누는 기준은 나이, 신분, 계급, 직위, 재산, 부모의 재산, 부모의 직위, 힘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런 신분의 차이는 언어의 차이를 부른다.

아랫 사람은 윗 사람에게 존칭을 써야 하고, 윗사람은 하대한다.

영어처럼 말 앞뒤에 '썰(sir)'만 부치면 되는 말과는 확연히 다르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언어도단이 일어났던가?

이런 존댓말이 아랫 사람은 윗 사람에게 할 말을 못하게 하고, 윗사람은 지시하게 하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언어의 단절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오죽하면, 보다 못한 복거일 작가가 <영어공용론>까지 들고 나왔을까?


우리 회사에도 '게시판'이 있고, '익명게시판'이 있다.

게시판에는 포멀한 내용만 올라오지만,

익명게시판에는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다. 가감없이 서로 할 말을 한다.

언로가 열린 공간이다.


우리 한국인은 잘 놀고 잘 즐길줄 아는 민족이다. 흥이 있다.

이걸 꾸준히 차단하고 누루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왜곡된 마음을 이야기하고 살아 왔는가?

언로가 뚫리면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창조적 발상이 샘솟듯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면 진보하는 거다.


무엇인가 기존보다 새로우면 '신(新)'이나 뉴(new)'가 붙듯이, 우리도 신 국어, 뉴 국어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