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생각하고 쓰면 이미 틀렸다

김욱작가 2020. 4. 19. 13:16

아버지로서 딸아이의 결혼식 축사를 한다고 원고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작가적 관점에서 검토해달라는 거다.

전반적으로 무난해 아주 잘 쓰셨다고 하고 특별히 수정제안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나 덧붙였다. 글쓰기 소질이 있으시니 글쓰는 삶을 사시라고.

그러자 답변은 역시나다. '생각이 많아서 쓰지를 못하겠어'


맞는 말이다.

생각은 다들 있는데 그걸 글로 끄집어 내는 걸 두려워한다.

처음에는 나처럼 블로그에 몇 줄이라도 끄적여보라고 하지만

내가 이 말을 한 사람 중 실천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본적이 없다.


내 책 '책쓰기가 만만해지는 과학자 책쓰기'에서도

프리라이팅에 대해 언급하였다.

생각이 나 쓰는 게 아니라 일단 쓰다보면 생각이 나는 거고,

일단 쓰기를 술술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프리라이팅이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생각하지 말게, 생각은 나중에 하는 거야.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쓰는 거지.

글쓰기의 첫 번째 열쇠는 그냥 쓰는 거야. 생각하는 게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