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투고 원고를 거절하는 출판사의 속사정

김욱작가 2020. 3. 19. 10:10

출판사는 투고 원고의 99%를 거절한다.

대부분 읽지도 않는다.


메일에는 '우리 출판사의 출간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매우 완곡한 표현이지만

실상은 '당신 원고는 매력이 없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첫째, 원고의 콘셉트가 낮기 (떨어지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원고의 콘셉트를 중시한다. 출판사도 기업이라 팔릴 책을 찾는다.

한물간 주제거나 독창성이 떨어지거나, 과잉중복이거나 하면 탈락이다.


둘째, 예의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간기획서 및 원고(full)를 한글파일로 정성껏 작성해야 한다.


셋째, 저자의 파급력이 약해서다.

유명하지도 않고, 전문가도 아니고, 글발도 없다. 그러면 탈락이다.


넷째, 출판 트랜드다.

최근에는 기획출판을 '투고'형식보다 '섭외'형식으로 간다. 출판사에서 특정 주제를 정하고 작가를 찾는다. 즉 원고기획을 출판사에서 한다.


다섯째, 책으로 출간할 만한 자격이 없다.

내용 부실, 분량 부실, 형식 부실이다. 아니면 표절이다. 어디서 많이 베낀 티가 나거나, 얼기설기 붙여다 넣은 흔적으로 원고의 일관성이 없다.

어느 수준만 되도 출판사에서 작업을 해준다. 하지만 손 댈 수 없을 정도면 탈락이다.


여섯째, 부당한 요구다.

갑을이 계약 후엔 전환이 되지만, 그 전까지는 출판사가 갑이다. 투고를 하며 부관*을 달게 되면 출판사에서 멀리한다. 진상이라고!


*부관 : 사족이란 의미로, 인세율, 발간시기 등등 여러 조건을 사전에 제시하는 것을 의미.


이중 가장 핵심은 첫째다. 원고가 책으로 전화하려면 '콘셉트'가 가장 중요하다.

독창적 주제에, 스토리텔링을 통한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 책의 파급력이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게 되면 나머지가 안 돼도 받아 줄 출판사가 간혹 있다.


출판사는 안다. 원고를 읽는 순간


' 이 원고는 여러 출판사에서 연락이 가겠구나......'


이 예측은 적확하다.


- 책쓰기가 만만해지는 과학자 책쓰기 저자 김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