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김훈 작가의 필일오

김욱작가 2020. 3. 17. 14:19

소설가 김훈은 단문체의 글로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장문은 이문열, 단문은 김훈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단문형 문장으로도 유치하지 않게 잘 쓸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하신 분이다.






최근 <칼의 노래>를 다시 읽었다. 김훈 작가 왈 '주어와 동사만으로 쓰겠다'고 했다.

난중일기가 그렇게 되어 있다. 따라한거다.

이게 대박이 터졌다. 가능했다.


이분의 좌우명 중 '필일오'가 있다.

하루에 반드시 원고지 5매는 쓰자는 거다.그 전에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였다고 한다.

군대 정비반에서 많이 본 글이다.


맞는 말이다. 매일 써야 한다.

매일 쓰는 방식은 다양하다.

1) 시간을 정해 놓거나

2) 분량을 정해 놓거나

3) 주제를 정해 놓는다.


나는 하루 두꼭지다. 필일두 혹은 필일투다.

가급적 지키기위해 노력하지만 안 될 때도 있다.

그러나 좌절하지는 않는다.

목표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큰 것을 놓칠 수도 있어서다.

책을 쓰는 건 장기전이다. 나도 한두달 걸린다. 하루 두꼭지 쓰면 매일 써도 한 달이다.

지구력,인내심,체력이 필요하다


전투에서 져도 전쟁에서 이기면 된다는 말이 있다.

요즘 절실히 절감한다.

하루 목표보다는 한 권의 목표가 나에겐 더 소중하다.


쓰다 보면 잘 될 때가 있고 아닐때가 있다.

잘 될 때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처럼

스스로에게 칭찬을 듬뿍 주고, 조금 더 써도 된다.


잘 안 될 때는


1) 초보자라면 당장 쓰기를 멈추고, 안 써지는 고통에서 벗어나라.

   그 고통에 휩쌓여 있기보다 다른 데 집중(redirection)하는 게 좋다


2) 베테랑이라면, 잘 안되는 스위치를 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수가 될 수록 잘 될 때, 안될때의 경계점이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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