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했던 한 소년이 실명을 하게 되고
자살을 결심했다.
유서라도 쓰고 죽자고 점자를 공부하다가
문뜩 깨달았다.
우리 인간의 눈은 4가지가 있다.
육안, 지안, 심안, 영안이다.
육안은 사물을 관찰하는 단계다.
지안은 지식을 습득하는 단계다.
심안은 마음을 다스리는 단계다.
영안은 저 넘어를 보는 단계다.
'내 몸이 100냥이면 몸이 99냥'이란 말을 떠올리며
소년은 1%만 남은 자신의 비극을 탓하며 자살하려고 했다.
하지만 깨달았다.
육지심영 중 하나만 잃었으니, 25%밖에 잃지 않았고, 나에게는 75%가 남아있다.
육안은 잃었지만 지심영안은 나에게 있다. 그것도 더 강렬하게.
그 소년은 천신만고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미국으로 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귀국해 교수가 되었다. 총신대 이재서 교수 이야기다.
강원국 교수는 글쓰기에 필요한 네 개의 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봤다.
같은 원숭이를 봤지만 네 가지 반응이 가능하다.
육안(肉眼) : 단지 구경한다.
지안(智眼) : 학교에서 배운 진화론을 떠올린다.
심안(心眼) : 갇힌 원숭이가 불쌍하다.
영안(靈眼) : 원숭이가 지배하는 사회를 상상한다.
영안을 가질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작가가 될 수 있다.
저 너머를 볼 수 있는 혜안이 바로 그것이다.
나 역시 육지심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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