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쓰기와 연계시키는 방법
영화 한 편을 만들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주제도 정해졌다.
관련 영화를 본다.
이 때 이 영화감독은 영화를 어떻게 볼까?
관객의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감독의 자세로 영화를 깊숙히 들여다본다.
놀이공원을 만드려는 임채무가 되었다고 치자.
놀이공원에 가서 단순히 놀지 않는다.
어떤 놀이기구를 어떻게 배치할 꺼며, 안전요원과 운영요원이 몇이 필요하며
가격은 얼마로 할 것인지에 대해 다분히 분석적으로 바라본다.
책도 마찬가지다.
쓰기위해 읽으면 그냥 무덤덤하게 읽는 것과 질적으로 완연히 다르다.
그럼 '쓰기와 연계된 독서'는 어떻게 하는 걸까?
첫째, 작가와 대화하며 읽어야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쓴 E.H,Carr는 역사에 대해 '역사가와 사실간에 상호 끊임없는 작용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
작가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고, 내 생각과의 차이가 무엇이고, 나는 이걸 어떻게 받아드릴 건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둘째, 글의 전개방식에 대한 탐독이 필요하다.
작가가 자기 주장을 밝히기 위해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 어떤 전개방식을 사용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라. 어디까지가 주장이고, 어디가 인용이고, 어디가 예시고, 어디가 묘사인지를 봐라. 주장을 뒷받침하는 '뒷받침글'은 무엇을 썼고, 이걸 어떻게 끌어 왔는지에 대해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작가의 문체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작가는 작가마다의 문체가 있으며, 그 문체 중에서 내가 배울만한 그리고 차용할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봐라. 나는 보통 책 한 권을 읽으면 10개 미만의 문구를 건진다. 그걸 따로 적어놨다가 적시적소에 써먹는다.
넷째,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문학작품이 아니라면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 읽기를 고통의 나락으로 빠뜨릴 필요가 없다. 그냥 목차보고 땡기는 곳으로 가라. 그리고 그곳을 파라. 그게 살길이다.
다섯째, 메모하고 기록하고 밑줄쳐라.
읽다보면 괜찮은 문구와 내용이 나온다. 메모하라. 책을 다시 볼 생각이 아니라면.
읽다보면 괜찮은 생각이 난다. 기록하라. 기억이 날아가지 않도록.
읽다보면 괜찮은 문장이 현출된다. 밑줄쳐라. 책을 다 읽고 밑줄친 문장만 다시 읽어보라. 처음 읽을 때와 사뭇 느낌이 다르다.
<걷다 느끼다 쓰다>의 이해사 작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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