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다는 건
축복이다.
채워 넣을 공간이 많다는 것이고
때뭍지 않은 순백의 미가 있다는 것이며,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없는 상태를 지속하는 건
크나 큰 재앙이다.
동물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채워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이 삶의 행복이다.
무엇인가를 알아 간다는 거, 채워간다는 거는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삶의 이유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내 편이 아니고,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