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불사르고
김일엽 스님 저
<만다라>에서
아, 수덕사. 일엽스님 계시던 데 말이지요?
일엽스님은 큰절 위 암자에 있었지.
제가 입산하기 전에 그 스님이 쓴 책을 읽었어요. 청춘을 불사르고 란 제목이었지요
그 책 읽고 입산했나?
그런 건 아니지만......
무식해서 정말 무지해서
가상으로 만들어낸 책인줄로만 알았드랬다.
하지만 진짜 있었네. 오 마이 갓.
일엽스님은 목사의 딸로 태어나 이화학당에서 신학문을 배우고 도쿄 유학까지 다녀온 인텔리 여성으로 화가 나혜석 등과 함께 자유연애론과 신정조론을 외치며 개화기 신여성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나 결혼에 두 번 실패한 뒤 1928년 32세의 나이에 돌연 출가해 세상을 놀라게 한다. 이렇듯 겉으로 보이는 파란만장한 삶 때문에 ‘사랑에 실패하고 출가한 여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그 반작용으로는 치열한 구도자적 삶의 모습이 가려져 있었다. 이에 일엽스님의 가려진 진실한 모습과 삶을 되살려내고자 한다.
1896년 평남 용강에서 출생. 본명은 원주(元周). 이화전문과 도쿄의 영화(英和)학교를 수료한 뒤, 한국 근세사의 여류 문인으로 활동했다. 1920년에 잡지 《신여자(新女子)》를 창간해 여성해방을 부르짖으며 당시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28년 만공스님의 문하로 입산, 덕숭산 수덕사 견성함에 거처하며 수도생활에 정진하다가 1971년 입정했다.
작품으로는 《어느 수도인의 회상》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 《단장(斷腸)》 《애욕(愛慾)을 피하여》 《일엽선문(一葉禪文)》 《당신은 나에게 무엇이 되었삽기에》 《사랑이 무엇이더뇨》 《꽃이 지면 눈이 시려라》 《청춘을 불사른 뒤》 등이 있으며, 입적 후 월송 스님에 의해 출간된 문집 《미래세가 다하고 남도록》이 있다. 수덕사 환희대에 영정과 추모탑이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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