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영화 <도망자>에서 얻는 글쓰기 교훈
김욱작가
2020. 5. 6. 16:44
영화 <도망자(fugitive)>에서 해리슨 포드를 쫒는 토미 리 존스는 매우 집요한 형사다. 스마트하다.
해리슨 포드가 '나는 죄가 없다'고 소리치자, 토미는 이렇게 말한다.
I don't care.
죄의 유무는 법관이 판단할 일이고, 자기는 잡기만 하면 된다는 거다.
난 이 대사가 맘에 들었다. 아주 인상 깊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타인이나 사물을 대할 때 자기 기준에서 생각한다.
해리슨 포드 입장에서야 억울하고 또 억울하지만
토미는 그런 생각 안 한다. 오로지 도망자를 잡으려고만 한다.
글쓰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작가 딴에는 어떻게든 잘 써서 이걸 널리 읽히게 하고 싶은데
독자의 마음이 어디 그렇냐는 거다. 독자는 작가의 속사정까지 알지 못한다. 한마디로 '아이돈케어'다.
따라서 글을 쓸 때는
1) 독자의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그걸 파고드는 시도가 필요하고,
2) 독자의 시선이 반대보다는 무관심에 가까우므로,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는 막 써도 된다는 거다.
때로는 어쩌면, 막 쓴 글이 오히려 고민고민해서 쓴 글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을 때가 많다.
작위적이고, 힘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워지는 게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