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만드는 법과 배 만드는 법

자동차 만드는 법과 배 만드는 법은 글쓰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 우선 자동차를 알아보자.

자동차 회사에 입사하여 신입사원 교육 때 울산 2공장에서 2주동안 라인을 탔다.

그래서 자동차 만드는 법을 잘 알게 되었다.

크게 4가지다. 프레스 - 차체 - 도장 - 의장이다.

사람의 힘이 일부 들어가긴 하지만 프레스 - 차체 - 도장은 거의 기계가 한다.

문제는 의장이다. 이건 사람의 힘이 많이 들어간다.

차체를 공중에 띄어서 집어 넣을 것들을 집어 넣고, 내려서 달 것을 단다.

골격을 만들어놓고 세부내역을 만드는 모양새다.

2) 조선업을 알아보자.

선박 관련 연구소에 다니는 이유로 배 만드는 법도 어느 정도 배웠다.

배는 '블럭'이라고 하는 덩어리를 각기 만들어

도크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큰 배를 만들 수 없다.

즉, 부분(덩어리)를 만들고 그걸 합쳐서 배를 만든다.

핵심은 배를 조립할 때 배 안에 들어가야 할 시설을 적시적소에 때려 박아야 한다는 거다.

하나라도 순서에서 어긋나면 배를 만들 수 없고, 하나라도 기한을 못 맞추면 다른 공정도 모두 밀린다.

시간이 돈인 배공정에서 이런 아귀가 척척 맞아 떨어져야 하는 거다.

글(책)쓰기도 매한가지다.

1) 골격을 만들고 골격에 맞는 세부사항을 글로 풀어내면 된다.

2) 덩어리를 만들고 그걸 합쳐서 책으로 엮으면 된다. 하나를 통으로 만들기는 어렵지만 각 블럭(단락이나 대목차)을 만들어고 그걸 조립(구성 내지 재구성)하는 일은 비교적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