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군대와 언어, 그리고 획일주의

김욱작가 2020. 5. 6. 16:44

언어와 획일주의


군대 입대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게 말투다.

모든 말을 '다.나.까.'로 끝내야 한다.

알겠어요  --> 알겠습니다.

뭘 준비해? --> 뭘 준비 하나?

식사 했어요? --> 식사 하셨습니까?

첨엔 이 말이 입에 잘 붙지 않았다. 그래서 고생 좀 했다.


특히 '통신보안'은 더 곤욕이었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뒤에 '통신보안'을 붙여야 했다.

가령 "작전실 김병장입니다. 통신보안!"처럼 사회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말이었다.


이렇게 언어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언체를 하나로 통일시키면 장점이 있다.

모두 똑같아진다. 통제하기가 편하다. 군대는 명령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다.

따라서 모든지 획일화해야 한다. 튀는 사람은 총살감이다.

글쓰기 정신과 전혀 반대다.


반면 작가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군대나 학교의 획일식 교육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젊은이를 작가의 길에서 멀어지게 하는 주요 요소인줄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