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책쓰기 강의] 어디서 쓸 것인가?

김욱작가 2019. 9. 14. 20:10

책을 몇 권 내다보면 누구나 내 글쓰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나만의 책쓰기 공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줄곧 했다.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면 책쓰기를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저마다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작가들은 책을 쓰는 집필실을 저마다 가지고 있다. 나도 유명해지면 내 작업실을 하나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어디서 쓰느냐 하는 문제는 책쓰기를 하려는 예비작가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다. 어디서 쓰느냐에 따라 집중도와 쓸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크게 3곳에서 책쓰기를 한다. 첫 번째 장소는 직장이다. 주로 주말이나 퇴근 시간 이후에 글을 쓴다. 두 번째 장소는 집이다. 회사에서 쓰다가 조금 남겨서 집에 가서 쓰기도 하고 회사를 안 나오는 날에 주로 집에서 쓴다. 마지막 장소는 커피숍이다. 나는 원래 커피숍에 잘 가지 않았는데, 책쓰기를 시작하면서 커피숍 매니아가 됐다. 커피숍은 글쓰기 최적의 장소다. 음악도 배경으로 깔리고 손님으로 인한 약간의 화이트 노이즈도 있으며, 아무래도 자리가 창의성을 발휘하기 매우 좋다. 그래서 커피숍을 자주 간다.


커피숍에 가면 노트북을 펼치기 좋은 자리와 콘센트가 있는 지 항상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주로 노트북을 이용해 글을 쓰므로 전원이 가장 중요하다. 커피는 주로 더운 날에는 아이스 음료를 먹고 평소에는 아메리카노나 까페라테를 먹는다. 한잔 시켜 놓고 보통 보내는 시간이 두시간 정도다. 이 시간을 넘어서면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하루 분량을 다 쓸 충분한 시간이므로 더 이상 무리하지 않는다(커피 한 잔에 하루 종일 계신 분께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사실 어디서 쓰는 것은 개인 차이가 많은 기호도의 문제다. 특히 초보작가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어디서 쓰건 그건 본인의 자유이겠지만 꾸준히 쓰는 장소 한 곳과 서브로 쓸 장소(메인 장소에서 글쓰기가 잘 안될 때) 한 군데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나는 출장을 자주 다니는데, 출장갈 때 항상 노트북을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이동 중에 쓸 수 있도록 주로 KTXSRT를 이용한다. 선반이 있어서 글쓰기에 아주 좋다. 콘센트도 있어서 전원을 유지하면서 책쓰기를 하다보면 금방 목적지에 도착한다. 열차 안에서 쓰는 글쓰기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그 짧은 시간에 두 꼭지를 후딱 써내려갈 수 있다.

혹 친구나 동료와 약속이 있으면 난 보통 두세 시간을 먼저 나간다. 그리고 약속 장소 근처의 커피숍을 미리 확인해두어 책쓰기를 한다. 이러면 책쓰기 마감시간까지 책을 쓸 수 있고 약속도 늦지 않아 매우 좋다. 이럴 때 집중력도 매우 높아진다. 그래서 이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어디서 쓸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미 장소는 정해져 있을 것이다. 그 장소에서 최대한 집중력을 가지고 쓰면 된다. 사족으로 글쓰기를 할 때 스마트폰이나 이어폰 음악은 잠시 접어두고 글쓰기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책쓰기를 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