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허버트 스펜서 그리고 엘더퍼, 존재의 이유

김욱작가 2020. 3. 14. 21:17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는

'인간은 사는 게 두려워 사회를 만들었고,

죽는 게 무서워 종교를 만들었다' 라는 멋진 말을 남겼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앨더퍼의 욕구이론인 ERG이론과 자못 상통함을 알게 된다.

특히 첫 문구는.


과거에는 대중이란 개념이 일천하여

서민들은 글자를 몰랐다. 오히려 이것이 더 권장됐다.

그래서 글은 상류층과 성직자의 몫이었고

그것에 대해 대중들은 절대로 알면 안 됐다.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명이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성경을 대중이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성경 조차 종교인이 독식하여,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소위 '성화'가 도입되었다.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다.

대중은 알면 안 되는 시대였다.


스페인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제트(Ortega y Gasset)가 말했듯이

근대 역사의 가장 핵심은 '대중의 등장'이다.


지금은 대중이 세상을 이끌어간다.

문맹률은 제로에 가까우며, 누구나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쓰는 데 익숙하다.


나 역시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에서 존재 가치를 느끼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사는 게 두렵지는 않지만 사회에 기생(parasite)해 살고 있고,

또한 유한한 존재이기에 종교를 생각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인간은 세상과 유리된 채 살 수 없고, 세상이라는 틀 안에서 사는 자발적 수형자인 셈이다.

내가 아니라고 해도 변하는 건 없다. 우리는 그렇게 태어났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