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마리

선입견과 편견

김욱작가 2020. 3. 11. 14:45

우리 인간의 사고를 가두는

가장 핵심이 선입견과 편견이다.

이미 결론을 내놓고 움직이니

제대로 받아드리지를 못한다.


외부에서 주입해도 달라질 게 없다.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이런 현상이 강해진다.

자신 안에 자란 자아란 놈이 너무 굳건해

외부의 충격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된다.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우리 인간이 그릇된 편견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여

4대 우상론(The four idol of Francis Bacon)을 들어

현실세계와 이상세계를 명확히 구분해서

그릇된 편견이라는 오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했다.

동굴의 우상, 종족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이 그것이다.


첫째는 동굴의 우상(cave idols)이다.

동굴의 우상은 '동굴 속에 갖혀 지 멋대로 생각하는'걸 의미한다.

넓은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동굴 속 세상이 마치 세상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거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딱 이짝이다. 좌정관천이라고도 한다.


둘째는 종족의 우상(tribal idols)이다.

인간이라는 종족 전체의 공통적 성질에 의하여 생기는 오류이다.

인간이 가진 생물학적 특징이나 사회적 정서 및 편견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고 이해하거나 해석하는 태도로서, 인간 자신의 성질을 만물에 투사하여 그것을 규정하려는 것을 말한다.

가령 자연을 의인화하여 본다거나 혹은 인간 자신이 목적적 행위를 한다는 이유로 자연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목적적 견해로 보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예) '꽃이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꾀꼬리가 봄을 찬미하여 노래를 부른다.'


셋째는 시장의 우상(market idols)이다.

사람이 서로 교역하며 관련을 짓는 시장에서 사물들에게 적합치 못한 단어나 이름을 붙여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우상을 말한다.

특히 잘못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물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언어와 실재를 혼동하는 데서 오는 오류이며, 언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에 대응하는 실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베이컨은 실제 물체와 현상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언어나 말 대신에, 실험이나 사물 자체의 관찰을 통해 이런 오류를 극복할 것을 주장한다.

예) '평화를 위한 전쟁'   '대동아 공영권'


넷째는 극장의 우상(theaters idols)

자신의 사색이나 경험에 따라 판단하여 옳고 그름을 명백히 함이 없이, 학문적 패러다임의 지배를 받아 자신들의 편견과 왜곡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권위나 전통을 지닌 어떤 사람의 학설이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여 그것에 의지하려는 데서 생겨나는 편견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권위 있는 사람의 이름을 빌어서 '누구누구는 뭐라고 말했다'는 등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그대로 옳다고 믿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마치 배우가 극장에서 연출하는 연극 속의 주인공과 같이 흉내내는 것에 불과함을 말하는 것이다.

(예) '이 칫솔은 치아 건강에 좋은 제품임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유명한 아나운서가 선전하는 치약이거든.'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고 했으므로 하느님을 믿을 필요는 없어. 그와 같은 위대한 철학자가 거짓말을 하진 않았을 테니까.'

       '그가 말한 경제 이론은 모두 맞을 거야. 왜냐하면 그는 그 유명한 <경제학 원론>을 쓴 저자이고 서울대학교의 교수이니까.'



글쓰기에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